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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말과 여인
BY 웨딩아 2025-12-21 07: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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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들판 끝에서 여인은 말의 고삐를 풀어주었다. 

 

말은 오래전부터 그녀를 태우고 침묵의 길을 달려왔지만, 오늘만큼은 걸음을 멈췄다. 

 

여인은 말의 숨결에 귀를 대며 말했다. 

 

“괜찮아, 이제 돌아가도 돼.” 

 

말은 눈을 깜박이며 여인의 손을 혀로 적셨다. 

 

그 순간 여인은 알았다. 떠나는 것은 말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말은 자유를 향해 천천히 몸을 돌렸고, 여인은 남겨진 자리에서 발자국 하나를 접어 마음에 넣었다. 

 

바람이 스치자 들판은 넓어졌고, 말의 갈기는 석양처럼 흩어졌다. 

 

여인은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달리던 시간들이 길이 되어, 그녀를 앞으로 밀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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